리뷰/기타

애플 펜슬 수축튜브 작업 후기.

TechToast 2018. 10. 24. 14:43

박사 졸업 및 취업 기념으로, 그동안 좀 잘 활용해보고 싶었던 아이패드를 구매했다. 사 보니 6세대 모델이고, 애플 펜슬이 생각보다 편리하다고 하여, 사는 김에 같이 구매하여 활용하고 있다. 예전 삼성 슬레이트 7 을 활용할 때 와콤 스타일러스는 생각보다 꽤 쏠쏠하게 이용했었고, Adonis JOT pen(이름이 좀 그렇다) 도 사 봤다가 금방 실망한 적도 있고, 예전에 아이패드를 쓸 때 큰맘먹고 구매했었던 Pencil for fiftyThree 또 썼었지만 썩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런데, 그 주 요인은 사실.. '내가 글씨를 잘 못 쓴다는 것' 이 주 원인이긴 하다. ㅋㅋㅋ 

그동안 썼던 내용에 대해서는 나중에 별도의 포스트로 준비하던지 할 수도 있긴 한데.. 오래 된 내용이기도 하고, 예전 내용을 사람들이 볼 일은 없으니 패스. 





아무튼 각설하고, 애플 펜슬을 쓰는 데 제일 치명적인 문제는, '유리 위에 미끄러지는 필기감' 이었다. 원래도 글씨가 개판인데 더더욱 글씨를 쓰는 것이 어려우니, 나중에 메모를 볼 때 도데체가 내용을 이해할 수 없고 한숨만 푹푹 나오는 상황이 생기기 일쑤였다. 손에 힘을 꽉 줘서 필기를 하고 있자니, '이러느니 그냥 노트북 펴서 키보드로 할까' 라는 마음도 부쩍부쩍 들었다.



거진 11만원이라는 거금을 주고 기껏 한 애플 펜슬인데, 무언가 좀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볼까 하고 인터넷을 뒤적거렸더니, 대부분 두어 가지의 솔루션으로 합쳐졌다. 첫번째는 '종이질감 필름' 을 붙이는 것. 엘레컴 사의 필름이 대표적으로 많이 이용되는 듯 하며, 국내 다른 브랜드들도 조금씩 변경 / 개선 (옆그레이드?)을 하여 제품을 출시한 듯 하다. 

그러나, 실제 사용기에서 조금 거슬리는 내용이 있었으니, 바로 '액정 왜곡 현상' 과 '만질 때 손이 불편함' 이 가장 큰 두가지 요인이었다. 내가 아이패드를 산 이유는 사실 미디어 감상용, 유트브 보기 용, 논문보기 용이 메인인데, 액정을 보는 데 무언가 왜곡되는 현상, 눈에 거슬리는 현상이 생기는 것은 효용가치를 무너트리는 것이었다. 그래서 과감히 패스. 액정 보호지 한장을 요즘시대에 거진 3만원에 육박하는 가격을 주고 사기엔 또 좀 아깝기도 했다.




그래서 선택한 두번 째 방법, 애플펜슬 끝 촉에 무언가 작업을 하는 방법. 마스킹 테이프, 다이소표 스티커를 붙이는 방법도 있으나, 단연 제일 많은 후기는 '수축튜브' 작업을 하는 것이었다. 후기들이 전반적으로 '괜찮아진다' 라는 평가가 많고, 수축튜브 작업을 한 후에 고무가 빠지는 네거티브한 후기도 좀 있긴 하지만.. 1미터 정도의 길이에 현재 네이버 쇼핑가 기준 100원대니까.... 빠지면 다시 작업 하면 되는 거고, 애초에 좀 덜 빠지게 2중으로 수축튜 브 작업을 해 두면 될 것 같았다. 뭐 기본이 공대생이고, 납땜에 경험이 없지 않으니 수축튜브 다루는 것은 몇 번 해 본적이 있으므로, 과감하게 이쪽 방향으로 도전해보기로 했다.



직경 1.5 mm 튜브 하나, 2.0 mm 튜브 하나씩, 물건 가격은 토탈 410원. 배송비 2500원. 파는 사이트에서 별도로 합배송으로 살 것도 없었다. (씁쓸...) 아무래도 애플 펜슬 용이니 흰색이 가장 낫지 싶어서 색깔은 흰색으로 통일해서 주문했다. 

길이는 애플펜슬 끝에 튜브를 끼워보면서 개략적으로 눈대중으로 맞추어 잘랐으며, 각각 위의 사진과 같이 1.5파이 튜브 3 mm, 2파이 튜브 5미리 정도를 재단해 두었다. 가위로 그냥 톡 톡 잘라냈는데, 탄성때문에 방구석으로 톡 튀어 날아간 두어 조각을 결국 찾지 못했다. 어머니가 청소하다가 잘 쓸어담아 주시겠지.. 죄송합니다..



뭐 기본적으로 알고 있겠지만, 수축튜브는 열에 반응하여 줄어들어, 내부의 케이블을 보호하는 용이다. 다른 블로그나 사이트에서는 라이타 혹은 고데기 뭐 이런 걸로, 펜촉을 뽑아서 나무젓가락에 꼽고 하라고 하는데, 뭘 얼마나 빨리 휙 하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 헤어드라이기로 충분하며, 그렇게 과열될 일도 아니기 때문에 펜촉을 뽑을 일도 딱히 없다. (책임은 지지 않는다. ㅋ) 

목표는 1.5파이 튜브를 안쪽에 하고, 그 위를 2파이 튜브로 덧입혀 빠지지 않게 이중으로 수축하는 것이다. 일단 첫번 째로 1.5 파이 튜브를 먼저 끼우고, 헤어드라이기로 살살 달래가며 수축시켰다. 그리곤, 2파이 튜브를 그 겉에다 걸쳐놓고 마찬가지로 헤어드라이기로 약간 거리를 두어 살살 달래가고 손가락으로 꼭꼭 눌러 만져가며 수축시켰다.



결과는 생각보다 꽤 만족스러웠다. 완벽하게 깔끔해졌다고 볼 수는 없지만, 그 고무 팁? 으로 되어 있던 구형 아이패드에서 활용하던 스타일러스 정도로 글씨를 쓰는데 저항감이 생겼다. 그정도 저항감만 있어도 감사하다고 느낄 정도로 원래는 너무 많이 미끄러웠는데, 지금은 그럭저럭 화면에서 잘 멈추고, 손에서 펜이 미끄러져서 흘러가는 현상이 정말 많이 줄었다. 종이 질감에다가 쓰는 것, 혹은 진짜 볼펜/연필보다는 당연히 덜 하겠지만, 적어도 아이패드에서 이정도 결과면 대만족.



뭐 그렇다고 해도 글씨는 여전히 개판이다 (...) 아무튼, 약 400원, 배송비 포함 3천원 정도의 금액으로 이 정도의 필기감을 상승시킬 수 있는 점은 꽤 고무적이고,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다른 분들에게도 추천하는 바이다. 집에 헤어드라이기 없는 분은 없을 테니까. 

아.. 없으면.. 음.. 헬스장이나 목욕탕 가서 잠깐 빌려써도.. 


조만간 필기감을 상승시켜주는 앱들에 대한 리뷰도 한번 해 보도록 해야겠다. 아이패드를 꽤 오래전부터 써서, 대표 필기 앱들을 예전에 다 구매해 놨기 때문에 문제 없이 바로 테스트 해볼 수 있..

아.. 나 글씨 개판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