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기타

잇츠카드 청첩창 샘플 수령 후기.

TechToast 2018. 10. 18. 13:08
심각한 선택장애와 메뉴판정독장애를 가지고 있는 우리 커플에게, 결혼식을 준비하면서 '선택' 을 해야 하는 일이 생각보다 매우 많은 편이다. 매번 선택을 할 때 마다, 이도 좋고 저도 좋은 선택지가 많아 고통스러워한 적이 꽤 많은데, 청첩장을 선택하는 데도 마찬가지의 고통을 겪고 있다. 꽤 많은 청첩장 인쇄 업체들이 있었고, 그 중 하나인 잇츠카드 (http://www.itscard.co.kr/) 사이트에서 우리 웨딩 플래너가 제공해준 쿠폰이 있어 접하게 되었는데, 역시나 거진 몇백 가지 이상의 다양한 청첩장 디자인이 있어 우리 눈을 혼란케 했다. 
그 와중에, 무료로 10개 정도의 샘플을 보내준다고 하여, 일단 사이트를 슬슬 뒤져보며 적당히 맘에 들거나 괜찮다고 생각하는 청첩장을 간신히 10개를 골라 배송을 시켰고, 어제 여자친구 집으로 배송이 왔다길래 퇴근 후 헐레벌떡 찾아가서 같이 구경을 했다.



첫인상으로 놀라웠던 건, 생각보다 배송받은 박스가 매우 예뻤다는 것이다. 핑크색 그라데이션이 되어있는 박스가 살짝 반투명한 비닐가방에 쌓여 배송이 왔고, 박스를 보고는 기대감이 약간 상승했다. 박스도 예쁘게 인쇄했으니, 청첩장도 깔끔하게 인쇄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덩실덩실한 마음으로 박스를 개봉했다.



박스를 개봉하니, 두 묶음의 샘플 세트와 가이드가 들어 있었다. 각각 우리가 고른 10종의 샘플 청첩장 디자인, 그리고 알아서 보내주는 감사장과 식권, 봉투와 스티커 등 기타 잡부품들의 샘플이 들어 있었다. 이렇게 해 놓고 20종의 샘플이라고 하다니.. 뭐 20종이 맞긴 하지만, 20개의 디자인을 보내주는 것 같이 이야기하는 건 쪼금 과한 처사가 아닌가 싶다. 다른 청첩장 인쇄 사이트에서도 10종 정도는 기본적으로 샘플을 보내주는데, 이 사이트만 특별히 20종을 보내주는 것 같이 홍보하는 건 잘못됐다고 생각한다. 

가이드는 주문에 대한 순서 및 초안 작성, 확정 배송 같은 이야기가 써 있다. 단계별로 깔끔하게 정리해 두어서 무언가 뿌듯하긴 했지만, 사실 뭐 인쇄물을 주문해서 컨펌받고 배송하는 뻔한 내용이기 때문에 길게 읽어보지는 않았다. 



우리가 고른 20종의 샘플을 일렬로 죽 늘어놓아 보았다. 실물을 접하고 드는 느낌은, '웹사이트에서 본 것과 꽤 많이 다르다' 이다. 웹사이트 상에서 보고, 정말 눈에 확 들어와서 '이거다' 하고 고른 것은 실물로 받아 보았을 때 생각보다 그저 그랬고, '적당히 준수하네' 라고 생각했던 것이 오히려 시안성이나 디자인 독특성에 더 눈에 들어와서 마음속의 1번으로 결정되는 경우도 있었다. '이 정도면 귀엽네' 라고 생각해서 신청한 샘플은 너무 장난스럽거나 다소 유치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정말, 샘플을 직접 받아 보아야 결정할 때 후회가 없는 결정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잇츠카드 사이트 관계자분, 사진 정말 잘 찍으시는군요. ㅋ




모든 청첩장을 다 뒤적거려 보았지만, 아직은 '이거다' 하고 쏙 우리 맘에 딱 드는 청첩장은 결정하지 못했다. 이 디자인은 이게 좋은데 이게 별로야, 이 디자인은 너무 심플해서 아쉬워, 이 시안이 여기에 겹쳤으면 좋겠어, 두개의 디자인이 합쳐졌으면 좋겠어 등 다양한 의견이 왔다갔다 했다. 그러나 각기 다른 디자인인데, 최종 시안에서 여러 가지 아이디어를 하나의 청첩장으로 합쳐주는 것은 가능하지 않을 것 같고, 종이 재질과 문구, 약도와 날짜 표현 방법 등 생각보다 고려해야 될 것이 많아 한숨만 늘어갔다. 우리 나름대로 10개 중에 맘에 드는 순위를 뽑아, 1~3등을 골라 두고 양가 부모님께 보여드리고 의견을 여쭈어 결정하자는 것으로 결론내려졌다. 

세상엔 참 쉬운 선택이 없는 것 같다.




기타 샘플도 한번 늘어놓아 보았다. 

식권은 뭐 적당히 깔끔하다고 느껴지기는 했으나, 좀 너무 과하게 귀엽거나 너무 전통적인 디자인이라서 샘플을 받은 것을 제외한 다른 것을 좀 더 뒤져보자는 결정을 했다. 샘플로 받은 것 보다 웹사이트에 남아있는 2종이 조금 더 예뻐 보였다. 우리가 계약한 웨딩홀에서는 식권을 별도로 준비하라는 내용이 있어 안그래도 식권을 구매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었는데, 지금 주어진 샘플로는 별로 주문하고 싶지 않았다. 스티커는 뭐 간단하긴 했지만 너무 심플해서 약간 아쉬웠으며, 우리는 결혼식 답례품으로 별도의 다른 제품을 준비했기 때문에 (셀프와인 후기 : https://techtoast.kr/3), 감사장을 고려하고 있지는 않아서 그냥 한번 둘러보고 말았다. 



잇츠카드 샘플박스를 열어본 전반적인 감성으로는, 한방에 쏙 우리 맘에 드는 것을 고를 수 있는 결과물이라고 생각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사실 샘플박스라는 거에 만족을 느낀다는 게 잘못된 것이기도 하고, 우리가 주문할 품목의 '가이드' 를 잡아주는 좋은 기준이 되는 거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내용이 그렇겠지만, 웹사이트 상에서 보이는 것과 실물의 갭이 꽤 있고, 어르신들을 배려하지 않은 전반적으로 작은 글씨 크기, 20종이라고 뻥치고 10종의 샘플과 잡다구니 샘플을 박스에 보내는 것도 썩 맘에 들지 않는 홍보 방법이며, 그 와중에 잡다구니는 딱히 받는 사람들에게 필요가 없는 선택지였다. 

그러나, 다음 선택지에 대한 좋은 가이드로의 역할은 충분히 해 주었으며, 일단 전반적인 '인쇄 퀄리티' 와 '배송과정' 등에 대한 것을 미리 맛볼 수 있었고, 비교하고 있던 타 사이트와 대비하여 가격 / 모바일 청첩장 종류 등의 이점이 확실히 더 큰 것 같아, 최종적으로는 잇츠카드 쪽으로 선택하려 한다. 

어차피 청첩장을 구매할 것이기 때문에, 한번 여러 청첩장을 둘러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으며, 구매하기 전 꼭 샘플박스로 이 사이트의 전반적인 트렌드와 퀄리티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 보길 바란다.

그나저나 박스는 진짜 이쁨.


뭐, 청첩장 하나에 이렇게 까칠하게 구는 것도 조금 과한 거라고 생각 들기도 하긴 한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