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제품

조금 뒤늦게 미밴드2를 써 본다.

TechToast 2018. 10. 11. 17:19

어머니가 정년퇴직으로 학교 선생님을 그만두실 때, 이런저런 선물을 받은 것 중에 미 밴드 2가 있었다. 이런 전자기기 제품에 그닥 관심이 없는 어머니는, 뒷산에 운동을 가거나 실 생활에 조금 써 보고자 1~2주일 정도 열심히 차고 다니시다가, 쓸데없이 진동이 징징 울리고 귀찮다는 이유로 서랍장에 처박아 두셨다.  마침 아이폰을 버려 애플워치를 더이상 차고 다니지 않기도 하고, 운동 트랙을 휴대폰에 의지하고 있어 조금 아쉬운 참에 어머니가 더이상 쓰시지 않는 미밴드 2를 내가 본격적으로 써 보기로 했다.

스마트워치 혹은 라이프로그 디바이스라면 참 다양하게 썼었다. Misfit shine 을 10만원이 넘는 금액으로 직구하여 썼던 적도 있고, 킥스타터를 통해 구매했던 Pebble Time, 그리고 꽤 오랜 시간 이용했던 애플워치까지. 무언가 폰 이외의 다른 생활가전을 쓴다는 것이 즐거웠었고, 기기의 사용도도 꽤 높은 편이었다. (운동은..잘..안했으니..제외..) 그래서, 조금 뒤늦게 미 밴드2를 써 보고, 느낀 점을 써 보려 한다. 물론 아직은 쓴 날짜가 길지 않으니, 나중에 충분히 쓴 기간이 쌓이면 다시 후기를 올리는 것으로 하고.



미 밴드는 Mi fit 이라는 앱으로 연동시켜 사용할 수 있다. 설치야 뭐 플레이스토어에서 그냥 받으면 되는 것이니 별다른 설명은 하지 않겠다. 기존에 사용하던 미 밴드라고 해도, 새로 등록한다는 시그널을 보내니 미 밴드가 지잉- 하고 진동을 하면서 등록화면이 바로 나왔다. 사진을 찍는다고 아이패드를 들었다가 연결 버튼 누르는 제한 시간을 넘겼더니, 사진처럼 등록이 안 되는 상황이 되었었는데, 기기의 만병통치약인 '재부팅' 을 하고 나니 정상적으로 등록이 되었다. 아이 부끄러.



예전 아이폰에서 미 밴드 1을 썼을 때와 다르게, 앱이 상당히 많이 발전한 것 같았다. 아이폰 시절의 Mi fit 은 한국어 지원도 잘 안하고, 설치해도 애플워치 마냥 좋은 사용감을 보이지 않았었는데, 안드로이드는 확실히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여유가 있는지 한글화도 적당하고, 사용할 수 있는 기능도 꽤 많이 열려있었다. 아이폰에서는 상대적으로 어려웠던 앱 알림은 물론, 밴드를 팔에 끼고 있을 때 자동으로 폰의 잠금을 해제해 주는 기능, Google fit 과 Samsung Health 등의 다른 앱과의 연동을 통해 걸음걸이 및 심박수, 수면 트래킹 기능을 지원했다. 



그 이전 라이프로그 디바이스에서는 요긴하게 써먹다가, 애플워치로 건너오면서는 쓰기 어려웠던 수면 추적 기능을 다시 쓸 수 있게 되니 기분이 요상했다. 수면 패턴에 문제가 있을 수 밖에 없는 대학원생의 습관이 아직 다 풀리지 않아, 결과가 다소 부끄러운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조금 일찍 누워서 잠들어야 겠다는 마음이 드는 순간이었다. 이제 대학원 졸업도 했고, 곧 결혼도 할텐데. 수면 습관도 조금씩 고쳐 나가야지. 

저놈의 심박수는, 나한테 크게 중요한 것인지 솔직히 와닫지 않는다. 애플 워치도 그렇고 그 이전 기기들도, 심박수를 체크하는 기능이 꽤 다양하게 있는데, 심박수가 조금 올랐다고 해서 어떤 큰 문제가 있는 건지, 어떻게 하면 심박수를 다시 조절할 수 있는지 같은 가이드가 조금 더 상세하게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렇지 않고서야, 지금 나에게 저 숫자는 쓸데없이 측정하는 의미없는 수치 중 하나인 것이다. 



앱을 설치하면서 조금 귀찮게 굴었던 것은 이 부분이다. 그냥 별 추가 기능 없이 '앱 알림' 을 넣어 보고 싶었는데, 백그라운드 실행을 시킬 수 있게 권한을 설정해 달라고 한다. 그런데, 필자의 폰 기준 (갤럭시 S8+) 저 Samsung 설정 방법을 따라갈 수 없었다. 스마트 매니저라는게 도데체 어디 있어. 한참 찾다가 귀찮아서 때려쳐 버렸다. 실제로는 '설정' 메뉴 안에서 이것저것 설정하면 비슷한 설정을 따라갈 수 있으나, 자꾸만 느려지는 내 폰에 저런 잡기능을 넣어 두면 귀찮게 굴 것 같아서 별도로 설정을 진행하지는 않았다. 하루에도 카톡과 이메일 때문에 거짓말 조금 보태서 천번은 울리는 내 폰인데, 저 진동을 팔목에서까지 다 받아낼 자신은 없기도 하다. ㅋ




배터리 정보는 프로필에 들어오면 눈에 띄게 보인다. 확실히 애플워치와는 다른 배터리 타임이다. 애플 워치는 매일 충전하느라고, 해외에 나갈 때 마다 충전기를 챙겨가느라 한짐이었는데, 1주일 정도는 거뜬히 갈 것 같은 느낌. 게다가 충전기 크기도 작은 편이니 크게 부담도 없을 듯 하다. 

조금 더 뒤져 봐야 알겠지만, 앱 자체에서는 수영 모드를 지원하지 않는 것 같다. 운동이 대부분 실외운동 혹은 달리기 위주이고, 수영을 트래킹한다는 게 생각보다 쉽진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이 부분은 앱이나 인터넷을 더 뒤져보고 나서 추가할 수 있으면 추가 하도록 하겠음.

최근에 수영을 시작했는데, 미 밴드 2는 IP67? 방수등급을 획득했다고 한다. 그 등급이 어느 정도 등급인지는 모르겠고, 인터넷에 찾아보니 1미터 정도의 수압에서 30분 정도를 버틸 수 있는 등급이라고 한다. 수영장에서 받는 강습 시간대는, 팔을 계속 휘젓기도 하고 하니 수영장에서 쓰는 데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라는 걱정은 했지만, 인터넷의 많은 다른 분들의 리뷰를 보아하니 그냥저냥 잘 쓸 수 있는 듯 하니, 2만원 짜리인데 뭐~ 하고 가뿐하게 한번 사용해 볼 예정이다.  



결혼 준비를 위해 열심히 줄넘기도 하고, 다이어트도 하고 하는 생활에서, 운동을 트래킹하는 디바이스는 소소한 계기를 마련해 주는 것 같다. 움직이는 것을 직접 테스트 해 보고 싶어, 밤 11시에 줄넘기를 들고 집 앞의 공원에 나가게 했으니, 이 정도면 나에게는 당장 좋은 의미로 동작했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