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8/12 4

Hermes 에게 자율성을 얼마나 줄 수 있나 — 실측

지난 편에서 남은 질문이 하나 있었다. 브리지가 살아나고, 대답이 3분에서 15초로 내려오고 나니, 이제는 그 에이전트에게 일을 얼마나 맡길 수 있을까였다. 여태까지는 에이전트가 질문을 받고 답하는 쪽만 보고 있었는데, 슬랙 저편에서 스스로 판단해서 뭔가를 만들어 내는 모습은 한 번도 본 적이 없었다. 감으로 답하지 않으려고, 일을 실제로 던져봤다. kanban 보드에 다섯 개의 태스크를 올리고, 세 명의 워커에게 나눠 주고, 밤 열 시 반부터 새벽 한 시까지 지켜봤다. 그 실측이 이 편의 전부다. 결론부터 말하면, 일을 끝까지 해내는 경우와 중간에 죽는 경우가 갈리는 지점이 꽤 선명하게 보였고, 그 경계는 내가 처음에 그었던 것과는 조금 다른 곳에 있었다.무슨 일을 던졌나그 무렵 Hermes 의 브레인..

OpenClaw 를 버리고 Hermes 로 간 이유

지난 편에서, 브레인에 MCP 를 달고, 에이전트가 창고에 쓰는 손을 얻었다고 했다. 그런데 그 이야기에는 전제가 하나 숨어 있다. 창고를 쓰는 쪽, 즉 에이전트가 제대로 서 있어야 한다는 전제다. 3부가 묻는 것은 창고를 쓰는 쪽이 누구인가인데, 그 쪽을 통째로 갈아탄 일이 이 편의 중심이다. MCP 가 붙은 뒤로 얼마 지나지 않아, 에이전트 플랫폼을 OpenClaw 에서 Hermes 로 바꿨다. 이유는 하나, 남의 버그였다. 지난 편 끝에서 예고한, 겉으로는 읽는 일을 하는 것처럼 보이면서 뒤에서 사람의 몫을 하던 도구들의 이야기는 그다음 편에서 풀기로 하고, 이 편은 그 도구들이 달려 있던 플랫폼의 이야기다. 하나씩 보자.게이트웨이와 페어링그때까지 에이전트 플랫폼으로 쓰던 것은 OpenClaw 였다..

브레인에 MCP 를 달다 (읽기 → 쓰기)

지난 편 끝에서, 입력은 이제 들어올 만큼 들어온다, 다음 문제는 채우는 것이 아니라 쓰는 것이라고 했다. 그 말이, 이 편이 하는 일의 예고였다. 이 편부터 시리즈의 부가 바뀐다. 2부가 입력을 만드는 일이었다면, 3부는 그 입력을 쓰는 쪽이 누구인가의 이야기다. 파이프라인은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일을 하지만, 에이전트는 대화 속에서 무엇이 중요한지를 스스로 가른다. 그 차이가, 창고에 들어오는 것의 성격까지 바꾼다. 지금까지 브레인에 무언가 들어오는 길은 하나같이 기계였다. 파이프라인이 걷고, 회의록이 쌓이고, 논문 리뷰가 떨어졌다. 사람이 직접 넣는 일도 있었지만, 그건 언제나 손이 필요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넣는 쪽이 달랐다. 브레인을 쓰는 쪽이 에이전트로 바뀌는 순간, 창고는 열어서 들여다보는 ..

Slack 봇이 3분 걸린 이유 — 원인이 3겹이었다

지난 편에서, 플랫폼을 Hermes 로 갈아타고 브리지가 다시 살아났다고 했다. 살아나기는 했는데, 그다음 문제가 바로 그 자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대답이 오는 데 걸리는 시간이었다. 슬랙에 질문을 던지면, 입력 표시는 뜨는데 대답이 오기까지 꼬박 3분이 걸렸다. 죽어 있는 것도 아니고, 살아 있는 것도 아니고, 그 중간 어딘가에서 하염없이 기다리는 상태였다. 지난 편에서도 썼지만, 플랫폼을 바꾸는 일은 그 자체로 끝이 아니라 그 위에서 문제가 어디서 나는지가 달라지는 일이다. 이번에는 그 문제가 통로가 아니라 시간이었다. 이 편은 그 3분을 세 번에 걸쳐 고친 이야기다. 같은 증상을, 세 번, 서로 다른 이유로. 하나씩 겹을 벗겨보자.첫 번째 겹 — 모델이 느리다그 무렵 Hermes 의 브레인은 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