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영상 AI 연구를 하다 보니, 논문이며 회의록, 연구계획서, 강의자료, 과제 문서가 몇 년치 쌓였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어디에 뭐가 있는지 내 머리로 감당이 안 되기 시작했다. 검색을 해도 파일명이 기억나야 찾아지고, 파일명은 당연히 기억나지 않고. 그래서 개인 연구용 세컨드브레인을 만들기로 했다. 2026년 6월 2일이었다. 이 글은 그 첫날에 내린 설계 결정 하나에 관한 이야기다. 요즘 이런 걸 만든다고 하면 거의 자동으로 나오는 답이 있는데, 문서를 청크로 쪼개 임베딩하고 벡터DB에 넣어두고, 질문이 들어오면 비슷한 조각을 꺼내 LLM에 물리는 방식, 그러니까 RAG다. 나는 그걸 안 하기로 시작했다. 두 달 뒤에 이 시스템은 "아무짝에도 쓸모없다"는 말을 듣게 되는데, 미리 밝혀두면 그 원인은..